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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나리도 우리나라토종으로 알고 있는데 일반 토종이랑 구별방법

낚시천국 2011. 2. 21. 09:27

낚시잡지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희나리'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희나리'라고 하면 노래 제목을 떠올리는 분도 있겠지만 희나리는 붕어의 일종입니다.
어류학의 분류에선 희나리를 붕어와 다른 종으로 구분하지 않지만 외형적으론 붕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붕어의 일종입니다.


완전히 형질이 분리되지 않아 유전적으로 다른 종으로 구분할 순 없으나

외형상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를 어류학에선 아종이란 용어로 일단 정리합니다.
진화론에서 보면 지역적 차이 등 어떤 요인에 의해 종의 분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지요.


희나리는 우리나라 영남,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놈입니다.
희나리는 우리나라 토종 붕어와 일본 붕어인 떡붕어(헤라부나)의 중간적 형태를 보입니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옛 문헌에 희나리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제 시대에 일본에서 야생 떡붕어가 도입돼 퍼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15~16년 전 만난 경남 지역 80세가 넘는 고참 낚시인들의 얘기에 따르면
일제의 양식 기술이 도입되기 훨씬 전부터 희나리 붕어는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고대에 우리나라와 일본이 연결돼 있던 고대에 이미 변이종 붕어가 나타났고
이것이 나중에 지각 변동에 의해 분리됐으며
일본에서는 헤라부나의 원종인 가와치부나로, 우리나라에선 희나리로 분화됐다는 그럴 듯한 주장을 펴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그에 대한 논의를 잠시 미루고 희나리 붕어에 대한 논의를 살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희나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한국해양연구소 김종만 박사(해양생물자원개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의 논문이 유일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쓴 김 박사의 석사학위 논문
"부산 근교의 붕어 형태에 관한 연구"(부산수산대 수산생물학과, 1974년 7월)가 그것입니다.
김 박사는 1973년 12월에서 이듬해 4월 사이에 낙동강 하류에 연결된 선암천과 수영강 상류
부산시 금정구 회동저수지(현재 상수원으로 관리 중)에서 채집한 일반 붕어와 희나리를 비교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 박사는 희나리가 일반 붕어와는 물론 우리 나라와 일본의 어떤 종류와도 구분되는
'새로운 타입'의 붕어라는 것은 틀림없지만 완전한 구분을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김 박사의 동의를 얻어 전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일부를 요약했습니다.


붕어는 서식 장소의 환경에 따라 변이가 심한 물고기다.
대체로 일반 붕어(이하 붕어로 표기)는 황색을 띤 갈색을 띠고, 희나리는 회백색에 옆줄 윗부분에 희미한 검은 가로띠가 5줄 있다.
희나리는 붕어에 비해 전체 몸길이 중 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머리가 크다는 인상을 준다.
붕어는 입이 좁고 뾰족한 느낌을 주는데 비해 희나리는 넓고 둥글다.


입의 위치도 붕어는 눈보다 아래에 있으나
희나리는 눈과 일직선상에 있어 상대적으로 아래턱(하악 下顎)이 위로 빠르게 올라간다.
붕어의 아래턱이 위로 올라가는 각도는 희나리에 비해 완만하다.


물과 함께 입 안으로 들어온 먹이를 거르는 역할을 하는 새파(아가미 안쪽 빗처럼 보이는 부분. 아가미빗살)의 수도
붕어는 36∼50개(평균 48개), 희나리는 70∼91개(평균 81개)로 큰 차이를 보인다.
그 길이도 몸 길이 20cm짜리를 비교해보니 붕어는 가장 긴 것이 6mm이나 희나리는 11mm나 돼 현격한 차가 있다.
창자 길이의 경우 붕어는 몸 길이의 2.9∼7.3배(평균 5.3배)인데 비해 희나리는 4.1∼8.3배(평균 6.3배)로 상대적으로 상당히 긴 편이었다.


같은 크기의 개체를 선택해 비교하면 희나리가 붕어에 비해 창자가 훨씬 더 길다.
이것만으로도 희나리가 붕어에 비해 식물성 먹이를 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척추골수도 붕어는 26∼29개(평균 27개), 희나리는 27∼31개(평균 29개)로 차이가 난다.


붕어와 희나리는 생태학적으로 큰 차이가 난다.
식도와 창자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검토한 결과를 보면 붕어는 저서생활을 하는 것(주로 곤충의 유충), 수초의 잎과 뿌리,
패류의 패각, 모래가 거의 같은 비율로 나왔고 간혹 코피파드(copepod 검물벼룩 등 요각류)가 나오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희나리는 식물성 부유생물(플랑크톤)이 90%를 차지했고
그중 너비큘라(navicula 식물성 플랑크통의 일종. 배 모양으로 생겼다)가 전체의 80%나 됐다.
그 다음이 녹조류로 약10%, 나머지 10%는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희나리가 식물성 먹이를 극단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육식성 어류의 식도와 위에 해당하는 부분의 크기도
붕어가 희나리에 비해 약3배 정도 길어 저서생물을 먹기에 알맞게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연구 재료가 된 붕어는 삼중망으로 포획한 것.
수심별 분포를 알기 위해 바닥과 중간, 표층에 각각 망을 설치해 어느 쪽에서 많이 잡히는가를 살펴봤다.


붕어는 따스한 봄(연구재료를 채집한 시기가 주로 봄이었습니다)에는 수심 1m 전후의 얕은 곳에서 많이 잡혔다.
희나리는 겨울과 봄에 관계없이 깊은 곳에서 주로 잡혔는데
70%는 중층에서, 30%는 바닥층에서 잡혀 중층을 유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암수의 비율도 차이가 난다.
붕어는 암컷이 수컷에 비해 현저히 많았으나(암컷 91.4%, 수컷 8.6%)
희나리는 암수의 비율이 비슷했다(암컷 56.9% 수컷 45.1%).


영남 지역에 사는 낚시인이 아니면
위의 논문이나 '희나리'라는 용어만으론 어떤 붕어인지 잘 알기 어려우실 겁니다.
일본에서는 대체로 붕어를 5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붕어의 형질은 이 중 긴부나(Ginbuna:학명 Carassius auratus langsdorfii)와 일치합니다.


체장에 대한 체고비(比), 옆줄 비늘 수, 등지느러미 줄기 수, 새파 수, 체색, 암수비, 식성 등이 일치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분류법에서 희나리와 같은 종류를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에 떡붕어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있는
겡고로부나(Gengrobuna:학명 Carassius auratus cuvieri)와 비교할 때
척추골(脊椎骨:등골) 수, 체색, 암수의 비율 등에서 거의 일치하지만 새파수, 식성, 체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 붕어 중 가장 작은 종류인
킨부나(Kinbuna:학명 Carassius auratus subsp·다 자란 것도 15cm 내외)와 비교해보면
체고비, 암수비를 제외하면 나머지 형질은 전혀 일치하지 않습니다.
희나리는 '새로운 타입'의 붕어임에 틀림이 없지만 이를 확정하자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수년 전 낚시계에 치어방류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무렵
저는 청평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와 함께 전국의 붕어 샘플을 채집한 바 있습니다.
어떤 붕어가 낚시용 치어 생산에 적합한 지 살펴보는 작업이었습니다.


당시 이 박사는 충남 논산의 논산지 붕어가
모양이 좋고 힘이 좋으며(이 부분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요?) 키우기가 좋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치어 방류사업의 붕어 치어생산용 어미고기는 상당 부분 이때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경남 진주 일원에서 채집한 희나리는 아직도
청평내수면연구소 수조 속에서 대를 이어가며 자라고 있습니다.
이 박사의 연구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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