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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의 먹이활동 모습

낚시천국 2011. 3. 4. 09:28

붕어는 미끼를 야금야금 먹는다?

대부분 아주 공격적으로 취한다.



붕어낚시를 입문한 처음에는 멋모르고 따라나선다. 그리고 낚시하는 사람 옆에 앉아서 붕어를 낚아 올리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어쩌다가 낚싯대 한 대를 빌려서 붕어를 낚아보면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다가 스스로의 장비와 채비를 마련하여 낚시를 하게 되면서 부터는 점점 궁금한 것이 생긴다.

‘내가 낚시를 담그고 있는 이 물속에 과연 붕어가 있기는 있는 것인가? 내가 바늘에 달아놓은 미끼를 과연 붕어가 좋아할 것인가? 내 채비는 이상 없이 잘 되었는가?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미끼가 알 맞는가?’ 등등

그러는 중에 어쩌다가 입질을 받았을 때는 과연 어느 시기에 챔질을 해야만 제대로 하는 것인가가 어려워진다. 특히 한 두 번의 헛챔질을 하고나면 도대체 자신이 없어진다.


이때 가장 궁금한 것이 붕어가 수중에서 낚싯바늘에 달린 미끼를 어떻게 먹는가? 그리고 어느 때 챔질을 해야 하는가이다.

그래서 옆의 고수에게 물어보면 ‘예신’에는 챔질을 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본신’이 오거든 챔질을 하라고 한다.

도대체 예신은 무엇이고 본신은 또 무엇인가? 궁금해 죽겠다.

그래서 또 묻는다. ‘예신이 무엇인데요?’

그때 답이 그럴듯하다. 예신은 붕어가 미끼를 주워 먹을 때 처음에는 야금야금 먹게 되는데, 입술에 물고 조금씩 씹으면서 입안으로 가져가는 동작이 예신이라고..

그러니 예신에서 챔질을 하면 바늘이 입안에 아직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헛챔질이 되는 것이라고 가르쳐 준다.


그러면서 붕어가 지렁이를 먹을 때는 꼬리부터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므로 성급하게 챔질을 하지 말고 찌

가 한없이 올라온 다음에야 챔질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 준다.

과연 그럴까?



虛 : 지렁이 미끼를 꼬리부터 야금야금 먹는다?

  1996년도에 필자는 낚시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때 어느 조사가 찾아 와서 자기는 1m짜리 찌만을 쓴다고 낚시무용담을 늘어놓으면서 ‘큰 지렁이를 골라서 머리 끝 분만 살짝 꿰어서 써야 찌맛이 좋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1m가 다 올라오지 않으면 챔질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설명을 부탁했더니 ‘큰 지렁이를 골라서 머리만 살짝 꿰어 놓으면 붕어가 접근하여 지렁이 꼬리부터 천천히 먹으면서 들고 올라오기 때문에 그 지렁이를 다 입안으로 가져가서 낚싯바늘이 입안에 들어갈 정도가 되려면 찌가 1m까지 올라오게 된다.’는 것이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도 낚시에 입문하여 붕어가 지렁이를 꼬리부터 야금야금 먹어간다고 설명을 들었거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붕어가 먹이를 취하는 모습을 상상해서 잘 못 말하는 ‘상식의 虛’이다.



實 : 지렁이를 단숨에 먹는다.

  그러나 붕어는 먹이를 취할 때 그렇게 야금야금 취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특히 살아있는 생물에 대해서는 아주 공격적으로 취한다.

지렁이나 새우, 참붕어 등 생미끼를 취하는 붕어의 취이모습을 수중관찰을 해 보면, 붕어가 먹잇감을 차분하게 주워 먹는 소극적인 동작이 아니라 사냥을 통해서 잡아먹는 적극적인 동작을 보인다.

따라서 지렁이나 새우의 꼬리 끝을 물고서 야금야금 입안으로 먹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먹잇감이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단숨에 흡입을 해 버린다.

그런 연후에 잠시 시간이 경과하면 입안의 먹잇감을 다시 뱉어 냈다가 이내 다시 삼키는 동작을 간혹 한다.

이러한 동작은 지렁이나 떡밥의 경우는 덜하나 새우나 참붕어를 꼬리 쪽부터 공격을 했을 경우에는 꼭 거치는 섭이과정이다. 즉 새우나 참붕어의 꼬리 쪽을 물었을 때는 그 비늘이나 지느러미 등이 역방향으로 되어 있어서 식도로 넘길 수가 없으므로 잠시 후에 뱉어냈다가 머리 쪽으로 돌려서  다시 흡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동작이 아주 짧은 한 순간동작으로 뱉었다가 재 흡입을 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찌에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오르는 동작으로 나타나지만 일단 뱉어냈다가 시간을 두고 재차 흡입을 할 때는 찌가 슬며시 내려갔다가 재 입질을 하는 것처럼 서서히 오르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종종 새우의 꼬리 쪽을 공격하여 사냥하는 붕어를 관찰하고 나서 새우꿰기를 반대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새우미끼로 붕어를 낚아서 입안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열이면 아홉 이상이 새우 머리가 입 안쪽으로 먹혀있고 꼬리만 보인다. 즉 도망가는 새우를 쫓아가서 물은 다음 재차 돌려세워서 흡입을 한 것이다.)

 



 

이러한 동작은 생태계의 모든 동물의 사냥동작에서 나타나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예를 들면 뱀이 쥐를 사냥해 취할 때가 그렇고,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목구멍으로 넘길 때에도 그러하며, 수중 포식동물인 배스가 붕어를 잡아먹을 때에도 그렇다.

모든 동물은 먹이를 사냥하여 먹고자 할 때는 꼬리부터 조금씩 야금야금 먹는 동작을 하지 않고 단숨에 입안으로 가져가서 취하려고 한다.

우리가 낚시를 통해서 상대하는 붕어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아서 지렁이나 새우 등 생물을 취할 때는 한입에 취하려고 한다. 특히 지렁이의 경우는 순식간에 입안으로 빨아들여서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을 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취한다.

심지어는 미끼 주변에 흙탕물이 일어날 정도로 공격적인 먹이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것이 붕어가 먹이를 취할 때의 ‘상식의 實’이다.

다만 잔챙이 붕어나 피라미 등은 지렁이를 한 입에 취할 수가 없으므로 지렁이 꼬리를 물고 끊어먹기 위해서

심하게 물고 흔드는 동작을 한다.



본신에 챔질을 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헛챔질이 있는 것일까? 분명히 예신상태에서도 입안으로 공격적인 흡입을 하였는데 말이다.

그것은 붕어가 초기 흡입과정에서 가볍게 입안으로 가져가기만 했지 아직 인후치로 꽉 물고 압력을 가하기 전이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는 우리가 강한 챔질을 하는 충격에 의해서 붕어 입안에 미끼와 함께 있는 바늘이 순간회전을 하면서 붕어의 입안에서 걸리지를 않고 쉽게 빠져 나와 버린다.


그러므로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는 강한 챔질 보다는 약하고 가볍게 챔질을 하면 더 입걸림이 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독자 여러분이 직접 확인실험을 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예신 상황에서 힘주어 강한 챔질을 할 때와 반대로 힘없이 순간챔질을 할 때 어느 쪽이 입걸림 확률이 높은 가를 비교 해 보면 약한 순간챔질 경우가 곱절 이상으로 헛챔질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예신상황에서는 완전히 힘주어 물고 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붕어가 재차 입 안쪽으로 미끼를 추스르거나 놓았다가 다시 물어서 인후치로 가져가 압박을 가할 때인 본신에서 챔질을 해야 입걸림이 확실히 되는 것이다.



40년 전에도 알고 있었던 내용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아주 재미있는 자료그림을 한 장 제시하고자 한다.

이 그림은 1972년도 낚시춘추 창간 초창기의 지렁이 미끼 사용법에 대한 설명그림을 그대로 복사 인용한 것이다.

필자가 이 그림을 제시하는 것은 40년 전인 이 시기에 이미 붕어가 지렁이를 한 입에 취한다는 것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는 수중카메라도 없고, 수중에 들어가서 관찰을 하기도 어려웠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붕어가 수중에서 먹이를 취하는 실태를 잘 알고 지렁이미끼를 사용한 것이다.

 


(1972.12월호 붕어낚시 강좌 魚水善)



그림에서는 지렁이 꿰는 방법에 대해서 6가지로 구분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 1, 2번은 바늘을 감추어서 머리 끝부분에 꿴 방법으로 ‘잘못이다.’고 한 반면, 허리에 살짝 걸쳐서 꿴 5번은 ‘좋다.’고 했다. 그리고 여러 마리를 걸쳐서 꿴 4번은 ‘대어에 좋다.’고 하여 대어낚시용 미끼사용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즉 이때 이미 우리 선배조사들은 붕어가 지렁이를 취할 때 꼬리 쪽부터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지 않고, 어느 경우이든 혹은 여러 마리라도 단숨에 흡입하여 한입으로 취한다는 것을 알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렁이 머릿속으로 바늘을 감추어 꿰면 오히려 헛챔질의 가능성이 높아 좋지 않다는 것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낚싯바늘에 꿰어진 지렁이가 수중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실험관찰하면서 수중 촬영을 해 보았다.          

( 사 진 1: 안착 5분 이내 모습)



사진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렁이는 처음 바닥에 안착 시에는 각자 따로 움직거리면서 약간 흐트러진 모습이 되어 붕어가 한 입에 흡입하기가 곤란할 정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5분도 안 되어서 사진2의 모습처럼 모이면서 땅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늘에 꿰어져 있어서 더 이상 뻗어나갈 수가 없으므로 그 자리를 파고들기 위한 공동행동으로 보인다. 어떻든 이러한 모습일 때 붕어가 접근하여 취한다면 한 입에 흡입이 용이한 모습이 되어간다.

 

(사 진 2: 머리가 파고들면서 모이는 모습)

 

그러다가 10여 분이 경과하면 사진3의 모습처럼 머리와 꼬리는 땅을 파고들고 뭉쳐진 몸통 덩어리만 보이는 상태로 된다. 이때 사냥 나온 붕어가 접근하여 흡입을 한다면 한 입에 순간흡입이 되는 것이다.

 

           

( 사 진 3: 머리와 꼬리는 파고들고 뭉쳐진 모습)



론적으로 미끼 사용에 있어서 붕어가 야금야금 취한다는 것은 ‘虛’이고 한 입에 취한다는 것이 ‘實’이다.

붕어는 입질을 하지 않을 때, 즉 먹을 생각이 없을 때는 눈앞에 미끼가 있어도 무관심하지만 일단 먹이를 취할 때에는

대부분 아주 공격적으로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