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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풀리는 가족문화/▶가정의 감동

아름다운 가족

낚시천국 2008. 12. 12. 11:33






아름다운 가족


직업이 안경사인 나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거만한 사람, 겸손한 사람, 부자인 사람, 가난한 사람..
이렇게 여러 부류의 사람과 부대끼다 보면
그 중에서도 유달리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 안경점에서 늘 안경을 맞추는 아저씨가 계셨습니다.
시장통에서 채소장사를 하는 아저씨와 오랫동안 거래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2남 3녀의 자녀와 장모님까지 모시고 산다는
집안 사정까지 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저씨가 초췌한 모습으로 안경점에 들어오셨습니다.
머뭇머뭇 꺼내시는 얘기인즉 장모님의 안경을 맞춰드려야 하는데
장모님이 가격이 비싸다고 한사코 안 맞추려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운 빤한 살림인지라 아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아저씨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아내와 장모님 앞에서는 정가에서
오만 원을 뺀 가격을 말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나는 그러마 했고,
 
며칠 후
올망졸망한 손주들과 아주머니의 손에 이끌려
할머니가 안경점에 오셨습니다.


할머니가 고른 안경은 정가가 십만 원인 것이었는데..
아저씨와 미리 짠 대로 하면 5만원이지만 할머니 표정으로는 그
것도 비싸다며 놀라실 것 같아 나는 가격을 만원이라고 말해 버렸습니다.


‘경로우대 특별서비스’라는 그럴 듯한 거짓말까지 둘러대며..
할머니는 안경을 걸쳐 보시더니
가격도 싸고 좋다며 자꾸만 거울을 들여다 보셨습니다.


할머니의 흐뭇한 얼굴을 보니 내 마음까지 환히 밝아지는 듯 했습니다.

그 때 아저씨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는데
진열대 밑에서 불쑥 손자 녀석이 고개를 내밀더니
꼬깃꼬깃 접은 천원자리 여섯 장을 내 놓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안경 해 드리려고 동생이랑 모은 것이라며 수줍게 웃는 꼬마의 말에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눈자위가 점점 붉어지는 듯 했습니다. 
나는 그 만 원도 차마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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