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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궁사 김우진 아시아를 쏘다

낚시천국 2010. 12. 2. 10:09


▲ 이원면 구미리 마을회관에 모여 김우진 선수를 응원하던 김 선수 가족과 주민들이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

 

 

우리고장이 낳은 신궁 김우진(충북체고3, 이원면 구미리 출신) 선수가 대한민국 양궁을 이끌 차세대 기둥으로 우뚝 섰다.

 


김 선수는 24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처리 경기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2일 남자 단체전 우승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김 선수는 16강전에서 몽골의 잔투산 간툭스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치르며 고비를 맞기도 했으나

이후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결승전에 올라 인도의 라이 타룬딥을 7대 3으로 눌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김 선수의 개인전 금메달로 2006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2회 연속 양궁 전 종목을 석권하며

아시아에 적수가 없음을 확인했다.

김우진 선수는 "처음 나간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가족과 고향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이라며 "더 열심히 노력해

우리나라의 올림픽 남자 개인전 첫 금메달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역시 우리고장 출신이자 고등학생 신분으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박경모 선수에 이은 두 번째 고교생 금메달 궁사다.

이원면 칠방리 출신으로 현재 공주시청 양궁 팀에서 선수 겸 감독을 맡고 있는 박경모 감독은 "단체전과 개인전 8강 이후

안정감 있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향 후배인 우진이가 흔들리지 않고 큰일을 해내

기쁘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

자만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아 정진하면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내후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남자양궁 아시안게임 8연패 주역
신궁 김우진 선수의 활약으로 한국 남자양궁은 아시안게임 8연패를 달성했다.

개인전에 앞서 22일 열린 남자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을 221대 218로 격파했다.

특히 국가대표 막내이자 유일한 고등학생인 김우진 선수는 총 여덟 발의 화살 중 다섯 발을 10점에,

세 발을 9점에 꽂으며 대한민국 8연패를 이끈 주역으로 떠올랐다.

 

김우진 선수는 임동현(청주시청), 오진혁(농수산홈쇼핑) 선수와 함께 두 번째 궁사로 출전했다.

선배 임동현, 오진혁 선수가 각각 73, 72점을 얻은 반면 김우진 선수는 77점을 획득해 '듬직한 막내'의 면모를 보이며

한국양궁의 우승을 이끌었다. 한편, 김우진 선수는 지난 20일 남자 개인전 예선에서 4개 거리(30,50,70,90m)

싱글라운드 합계 1천387점을 쏴 종전 오진혁 선수가 갖고 있던 1천386점 기록을 1점 경신하며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24일 오후 4시15분. 이원면 구미리 마을회관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8강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인 마을 주민들은 김우진 선수가 한 발 한 발 활을 쏠 때마다 환호와 탄식을 내뱉었다.

김 선수의 고향인 이원면 구미리에서는 아버지 김의규(50), 어머니 정양순(41)씨를 비롯해 마을 주민 30여 명이

마을회관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인도의 라이 선수와 결승전 경기가 시작됐고 1세트가 동점으로 마무리되자 정양순씨는 두 손을 맞잡으며 기도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경기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던 주민들도 '우진이 힘내라!'라며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2세트를 이기고 3세트를 내준 김우진 선수가 4세트와 5세트를 내리 이기며 금메달을 확정짓자

마을 주민들은 만세를 외치며 모두가 얼싸안고 기뻐했다. 경기를 보는 내내 무표정하던 김의규씨도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김의규씨는 "어려운 형편에 뒷바라지도 많이 못해줬지만 훌륭하게 자라준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가족들과

마을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고 응원해줘 이렇게 기쁜 날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우진이 형 따라 신궁될게요"
김우진 선수가 양궁을 시작한 이원초등학교 양궁 훈련장에도 수업을 마친 양궁 선수들이 8강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여

선배 김우진 선수를 응원했다. 평소라면 연습이 한창일 시간, 학생들은 과녁 대신 최준호 코치가 집에서 가져온

텔레비전 주위에 둘러 앉아

목을 빼고 화면을 응시했다.

김우진 선수의 우승이 확정되자 올해 제39회 전국소년체전에서 6관왕을 하며 박경모, 김우진 선수의 뒤를 잇고 있는 강상훈(이원초6)

선수는 최 코치를 향해 '눈물이 날 것처럼 기쁘다'고 말하며 훈련장을 뛰어 다녔다.

강상훈 선수는 "단체전도 개인전도 금메달은 우진이 형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며 "지금 60m 중등부 거리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노력해서 우진이 형 같은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최준호 코치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경기가 끝나고 한참 후까지 그 열기가 가라않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이던 김우진 선수를 1년간 가르쳤다는 최 코치는 "집중력이 강하고 감이 좋은 선수"라며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더욱 성장해서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로 대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양궁 훈련장에 모여 김우진 선수의 경기를 지켜 본 이원초 후배들의 모습




◆ 이원초 3학년 때 입문, 어릴 때부터 남다른 기량 두각

이원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에 입문한 김우진 선수는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다.
5학년이었던 2003년 충북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엿보였던 그는 이듬해 제16회 남녀 초등전국양궁대회에서

20m, 30m, 개인종합 등 3개 종목에서 우승했다. 이후 이원중학교 2학년인 2006년 전국소년체전에서 50m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7년 전국소년체전에는 3관왕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충북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한 김우진 선수는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들며 4위까지 출전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김 선수는 지난 8월 국가대표로 출전한 첫 국제무대인 국제양궁연맹(FITA) 양궁월드컵 3차 대회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며 평소 올림픽 남자개인전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