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상이 자주가는곳

▣잘 풀리는 가족문화/▶부부의 교훈

아내를 울리는 생각없는 말 한마디

낚시천국 2008. 12. 16. 13:12





아내를 울리는 생각없는 말 한마디

▽ “다들 하는 일인데 혼자 유난 떠냐” 여자는 첫애 가졌을 때의 기억을 평생 가져간다더니 그 말이 거짓은 아닌가 보다.
   첫애를 임신했을 때 난 너무 힘들었다.
   물이라도 한 모금 마시면 즉시 토했고 어지러워서 하루종일 누워있어야 했다.
   그런 내게 남편은 따뜻한 말 한마디는커녕 “우리 엄마는 밭 매다가 나 낳았는데 넌 뭘 그렇게 유난 떠냐?”며 투덜거렸다.
   그때 일만 떠오르면 나는 이를 악물고 다짐한다.
   ‘나중에 늙어서 보자. 너를 백배 천배 더 외롭게 해줄 테다.’ 

▽ “네가 뭘 알아?”
   요즘 들어 남편 얼굴이 영 꺼칠해 보이고 늦게 퇴근하는 일이 많아졌다.
   집에 와서도 별말이 없고 밤이면 잠도 못 이루며 뒤척이길래 걱정이 되어서 무슨 고민 있냐고 물어봤더니
   남편은 “말하면 뭐 도움 돼?”하면서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우리 사이에 찬바람이 쌩 하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 혼자 그렇게 고민하다 죽든 말든 너 알아서 해. 

▽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이것도 안 해”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정신없이 남편과 아이들을 챙겨 내보내고 나면 집안은 폭풍이 지나간 자리 같다.
   청소, 빨래로 한나절,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학원 보내고 숙제 봐주고 저녁 준비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데도 가끔 와이셔츠를 못 다렸다거나 자기가 부탁한 일이 안 되어 있으면
   남편은 여지없이 한마디 한다.
   “이런 것도 제대로 안 해놓고 집에서 맨날 뭐해?”  그럴 때마다 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싶다.
   없어봐야 소중한 걸 알 테니까. 

▽ “무슨 여자가 더 밝혀”
   나는 많이 밝히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여자가 아이를 낳고 많이 밝힌다는 말은 어느 정도는 사실인 것 같다.
   예전에는 솔직히 하고 싶어도 쑥스러움 때문에 참고 말았는데 요즘은 가끔 얘기하는 편이다.
   특히나 로맨틱한 영화나 소설을 읽고 나면 남편 품이 그리워진다. 
   꼭 섹스가 아니더라도 남편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서 안으려고 하면 

   남편은 “무슨 여자가 남자보다 더 밝혀?” 하며 귀찮다는 듯이 손을 뿌리치고는 돌아누워 버린다.
   그럴 때마다 상처난 내 자존심 때문에 울고 싶어진다. 

▽ “꾀병 부리지마. 너처럼 튼튼한 게”
   그 누가 말했던가? 아가씨는 약하지만 아줌마는 강하다고. 처녀 적에는 핸드백도 무거워 남차진구가 들어주곤 했었는데
   결혼하고 나선 아이 안고 배낭 메고 그것도 모자라 시장바구니까지 들고 다닐 정도로 힘을 쓰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도 사람이다.
   지난 겨울, 유난히도 기승을 부리던 독감에 덜컥 걸리고 말았다.
   며칠을 옴짝달싹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 내게 퇴근한 남편이 다가와 이마를 짚어보길래 걱정해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 한마디,
   “꾀병 부리지 마라. 너같이 튼튼한 게….”  그래, 난 맘대로 아프지도 못하는 이 집안 일꾼이라 이거지?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