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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보다 순두부가 영양가가 많은 까닭

낚시천국 2018. 10. 16. 10:37

콩의 원산지가 만주를 포함한 옛 우리 영토라는 걸 아시는지 모르겠다.

콩에는 팥, 녹두, 돈비, 완두콩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대두, 즉 일반 콩을 말한다.

원산지답게 우리처럼 콩을 잘 이용하는 나라도 드물다.


그 종류도 콩나물, 두부, 청국장, 된장, 간장, 콩고기, 콩자반 등 얼마나 많은가. 콩은 밭에 나는 소고기라 했다.

소고기만큼 영양가가 풍부하고 고기처럼 단백질의 함량이(40%) 높다는 의미다.

콩이 농산물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고 지방과 탄수화물도 많다. 지방 함량이 높아 식용유가 나올 정도다.


콩의 원산지는 만주와 한반도
그러나 국제시세 때문인지 콩의 원산지가 콩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경험으로 터득한 우리 조상의 지혜가 얼마나 기발한가를 알아본다. 두부는 우리와 더불어 일본과 중국이 주로 먹는다.

세간에는 두부에 대한 칭송이 대단하다. 두부는 콩을 가지고 요술을 한 것 같은 기발한 식품이기는 하다.


화율이 낮은 콩 단백질을 소화가 잘되고 맛있게 만든 제품이 바로 두부라는 식품이다.

콩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 특히 열수(뜨거운 물)에는 더욱 잘 녹는다.

물에 녹인 콩 단백질을 응고제로 침전시키면 두부가 된다. 어떻게 만들까.



콩을 물에 불려 맷돌로 갈아 단백질을 물에 녹여낸다. 간수를 넣어 단백질을 응고시키면 두부가 된다.


콩이 잘 갈리도록 물에 충분히 불린다. 맷돌로 갈아 단백질을 물에 녹여낸다. 더 많은 단백질이 녹아 나오도록 한번 끓여준다.
다음에 광목이나 가제 등으로 거른 순백색의 액체를 두유(豆乳)라 하며 이를 조미(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어 맛과
보존성을 좋게 함)하거나 그냥도 먹는다. 색깔이 우유를 닮았다고 해서 유(乳)자를 붙인 것 같다.      
   

남은 찌꺼기를 비지라고 하며 그냥 버리거나, 먹거나, 동물에게 준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다. 하찮게 생각해서다.

그런데 비지에도 많은 영양성분이 많이 남아있어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다.

비지는 콩 속의 맛있는 성분이 두유에 녹아 나와 버렸기 때문에 별로 맛이 없다.

그래서 우리 조상은 비지를 맛있게 해 먹는 방법을 알아냈다.


즉 미생물로 발효시키는 방법이다. 비지를 온돌방 아랫목 따뜻한 곳에서 띠우는 걸 본적이 있나.

이는 미생물이 비지에 남아있는 콩 단백질을 가수분해해 아미노산과 같은 맛있는 영양성분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발효과정이다.



비지는 콩 속의 맛있는 성분이 두유에 녹아 나와 버렸기 때문에 맛이 별로 없다.

그래서 우리 조상은 비지를 발효시켜 돼지고기, 콩나물, 김치, 고춧가루 등을 넣고 끓여 먹는 방법을 알아냈다.  


비지 위에 볏짚을 몇 토막 올려주면 더욱 좋다. 청국장처럼 바실러스라는 고초균을 심어주는(식균) 작업이다.

이 미생물의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콩 단백질 속 아미노산이 유리된다. 아미노산이 많을수록 맛은 좋아진다.
띠운 비지는 두부 이상으로 맛이 있다. 돼지고기 콩나물, 김치, 고춧가루 등을 넣고 끓이면 그럴싸한 맛을 낸다.         

가용성 부분, 즉 두유에 간수를 부어 단백질을 응고시키면 두부가 된다.


쌓아둔 소금가마니로부터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아서 간수로 사용한다. 간수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혼존한다.

소금도 많이 섞여 있지만, 소금은 단백질의 응고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콩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물질은 바닷물(간수)에 포함된 염화마그네슘(MgCl2)과 황산마그네슘(MgSO4) 등이며

이들은 소금 만들 때 함께 바닷물에서 함께 묻어나온 것이다. 간수는 쓴맛이 있어 모두부를 물에 담가 이를 빼내는 작업을 해준다.


두유를 응고시킬 때 간수를 쓰지 않고 바닷물을 사용해도 된다.

다만 바닷물에는 이들 간수 성분의 농도가 높지 않아 양을 많이 넣을 필요가 있다.

간수 성분이 우리 몸에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필자 생각도 몸에 좋을 리가 없다고는 보지만

적은 양을 먹었을 경우에는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렇게 응고된 상태로 그냥 먹으면 순두부가 된다. 틀에 넣어 수분을 제거한 다음 모두부를 만든 게 시중의 두부다.


이때 흘러나온 액체를 순물이라 한다. 이 순물은 간혹 가축에게 먹이기도 하나 대부분 그냥 버린다.

이 순물 속에는 물에 녹을 수 있는 콩의 주요 가용성분이 대부분 포함된다.

소비자가 극찬해 마지않는 비타민, 미네랄, 각종 기능성 물질이 고스란히 이 속에 옮겨온다.

그래서 두부는 콩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회수한 식품이긴 하나 영양학적 측면에서는 한쪽으로 치우친 식품이랄 수 있다.


따라서 두유 채 마시는 것이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우수하다.

한때 이 순물로부터 이소플라본(isoflavone) 등 유용한 기능성 물질을 분리하여 이용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산업화는 무산됐다.



두부에는 순두부, 경두부, 연두부, 찌개두부 등 종류가 많다. 경도의 차이로 두부를 분류한 것이다.

두부는 사용하는 응고제 종류나 응고 온도에 따라 두부의 성질이 달라져서 용도에 따른 여러 두부를 만들 수 있다.

두부에도 경두부, 연두부, 찌개두부 등 종류가 많다. 이런 경도(딱딱함)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두
부 공장에서는 단백질 응고제로 일일이 간수를 사용하지 않고 시약 상에서 구매한 화학약품을 쓴다. 화
학약품이라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얼마나 불순물이 많은가 하는 순도의 문제다.         

사용하는 응고제의 종류나 응고온도에 따라 두부의 성질(물성)이 다소 달라지기 때문에

용도에 따른 여러 두부를 만들 수 있다.


응고를 위해 간수 성분 외에 황산칼슘(CaSO4), 염화칼슘(CaCl2) 및 산(酸)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 응고제와 산을 적당히 조합하여 쓰면 물성이 다른 여러 종류의 두부를 만들 수 있다.

시골에서 촌부가 만든, 혹은 자가제 두부를 먹어본 경험이 있는가.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던가.


시장이나 슈퍼의 두부에는 그런 맛이 나지 않을 경우가 많다. 두부를 온 콩으로 만들지 않고 대두박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식용유를 짜고 남은 부분(대두박)에는 단백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두부 만드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두부는 지방(기름)이 거의 없으니 고소한 맛이 덜할는지는 모르겠다.


두부에는 이소플라본이라고 하는 여성호르몬과 구조유사물질이 들어있어 갱년기 장애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소플라본은 두부를 짤 때 순물에 따라 나간다.

두부에는 콩에서 유래된 이소플라본이라고 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구조유사물질이 들어있어
갱년기 장애에 좋다고 이야기한다.

두부 칭송의 빌미를 제공한 물질이다. 콩은 유방암, 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암의 발생을 억제하고

또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골다공증, 동맥경화증 등 갱년기 장애에도 효과가 있다고 선전한다. 믿거나 말거나다.

실제 이소플라본 등은 두부 짤 때 순물에 따라 나가고 두부에는 묻어 들어간 정도밖에 없다.

 

일설에는 콩을 많이 먹으면 유사 여성 성호르몬 때문에 여아의 성조숙증이 온다는 우려도 한다. 그

러나 이도 필자에게는 믿거나 말거나 정도로 들린다. 한편은 갱년기의 여성호르몬이 유방암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설도 있다.

확실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과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또한 시중에서는 검은콩이 머리카락을 검게 해 주고 건강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이다.


요즘 건강을 챙기는 풍조가 심해져 전두부라는 게 유행한다. 비지를 제거하지 않고 만든 두부를 말한다.

식이섬유가 만병통치로 과장되면서 나온, 맛없게 만들어진 요상한 두부다.

식감이 거칠고 생소한 물성을 나타내 먹기는 거북하나 포식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게는 다소 다이어트의 효과는 있을 성은 싶다.

공정이 단순하고 두부의 수율이 많이 늘어나니 가격이 싸야 하는데 실제 그런가는 모르겠다.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leeth@pu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