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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생명체` 의 끈질긴 생명력

낚시천국 2012. 3. 7. 10:34





최근 TV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에서는 일년 내내 눈과 얼음으로 덮인 남극에서 살아가는

극지 생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내륙의 연평균 기온이 영하 55도에 달하는 곳에서 펭귄 바다표범 물개 등이 서식한다.

생명체들은 나름의 먹이사슬을 만들며 살아가지만, 극지에서 사는 동식물들마저도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생명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섭씨 100도에서는 조류 포유류 등 고등동물은 물론이고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하등생물도 살아남지 못한다.

콜레라 등 물로 옮는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물을 끓여먹는 것도 물이 끓는 온도인 100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미생물이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생명체가 생존하지 못하는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번식활동을 하는 '극한생명체'들이 존재한다.

◆ 섭씨 450도 끓는 바다에서도 살아남는 새우극한생명체들은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0.1㎜ 이하 크기의

단일세포나 곰팡이류(균사)지만, 해외에서는 섭씨 100도를 훨씬 넘는 고온에서 서식하는 내열새우가 발견됐다.

영국 국가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은 최근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높은 열에도 잘 견디는 '내열새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딱딱한 껍데기로 둘러싸인 갑각류인 이 새우는 섭씨 450도에서 살아간다.

과학자들은 탐측기로 카리브해 케이맨제도 남쪽을 탐사하다 이 새우를 발견했다.

새우가 사는 곳은 해수면 5000m 아래 해상 틈에서 뜨거운 물이 쏟아져나오는 열류 근처였다.

이 열류의 온도는 무려 섭씨 450도. 화산 근처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천 온도보다 약 5배나 높다.

이 내열새우는 길이가 3㎝가량으로, 다른 새우에 비해 몸집이 작다.

머리 끝에 두 개의 눈이 달린 다른 새우와 달리 눈이 없지만 대신 등에 빛을 감지하는 기관을 갖췄다.

과학자들은 어두운 심해 환경에 적응하는 동안 새우 눈이 퇴화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등에 있는 기관을 이용해 뜨거운 물이 나오는 열수 구멍(hydrothermal vent)을 찾아가며, 온도가 덜 높은 곳에서 사는

미생물을 먹이로 삼는다.
심해에 위치한 열수 구멍은 해저지각이 갈라진 틈에서 뜨거운 화학물질과 열수가 분출되는 지점이다.

해저 탐사에 참가한 사우샘프턴대 해양생물학자 존 코플리 교수는 "이번에 내열새우 발견을 통해 심해에 사는

생물들이 어떻게 분포돼 있고, 어떻게 진화했는지 연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인데버 마지막 우주여행에 탑승한 우주벌레영하 273도의 냉골과 섭씨 151도의 고온에서 모두 살아남는 벌레도 있다.

'타디그레이드(tardigrade)'라는 이름의 이 벌레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 같이 탑승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타디그레이드는 5억3000만년 전 캄브리아기에 나타났다.

각각 4~8개의 발톱이 달린 여덟 개의 다리로 엉금엉금 걷는 모습이 곰과 닮아 물곰, 이끼를 먹고 살아 이끼돼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몸길이는 보통 0.3~0.5㎜, 몸집이 큰 종류는 1.2㎜ 정도로 육안으로 간신히 확인이 가능할 정도다.

타디그레이드는 해발 8000m의 히말라야 산맥과 바다 아래 4000m에서도 발견됐다.

약 1150종류에 달하는 타디그레이드가 발견됐는데, 발견된 곳은 북극지역부터 적도 인근까지 다양하다.

습기가 있는 곳에서 서식해 온천 근처 이끼 사이에서 제일 많이 발견되지만 물 없이도 거의 10년 이상을 버티는 '독한 생물'이다.

타디그레이드는 다른 생물이 사망하는 수준보다 1000배 많은 방사선에 피폭돼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타디그레이드는 지구 저궤도의 우주 진공상태에서도 며칠을 견딘다.

지난해 5월 우주왕복선 인데버의 마지막 비행에도 함께해 유명세를 탔고, 같은 해 11월에는 러시아의 화성위성탐사선인

'포보스-그룬트'호에도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