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독감은 다르다
최근 독감이 유행이다. 의사인 필자도 얼마 전 독감에 걸려 1주일을 고생했다.
흔히 사람들은 감기와 독감을 증상의 경중에 따라 나뉜다고 생각한다.
같은 병이지만 증상이 약하면 일반감기, 증상이 심해지면 독감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의 증상은 비슷할지 몰라도 엄연히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독감의 원인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다.
인플루엔자는 보통의 감기와는 달리 고열이 나고 전신근육통과 쇠약감이 아주 심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2차감염에 의해 뇌염, 심근염 등의 합병증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독감으로 기관지의 점막이 손상돼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도 매우 크므로, 독감이 회복될 즈음 다시 열이 나고
기침과 함께 누런 가래가 생기면 반드시 2차감염에 의한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 정보는 연초에 발표된다. 매년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독감 예방백신 역시 해마다 성분이 조금씩 다른 만큼 독감 예방접종은 매년 새로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른의 경우 한 번, 소아는 두 번에 걸쳐 받는것이 좋으며 항체가 생기는 기간과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을 고려할 때
늦어도 11월까지는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독감 예방주사는 독감은 물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권장된다.
노인이나 호흡기 질환자, 만성 질환자 등은 독감으로 인한 폐렴이나 천식 등의 합병증으로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예방백신을 맞아야 한다.
또 의료기관 종사자, 독감 유행지역으로 여행을 가려는 사람, 기숙사 등에 집단 거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감기와 독감은 전혀 다른 바이러스이므로 독감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일반감기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또 달걀 알레르기가 있거나 6개월 미만의 영아, 임신초기인 사람과 열이 높은 사람 등은 오히려
독감 예방접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감 예방주사를 받으면 독감에서 해방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백신으로 한꺼번에 모든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유행하고 있는 독감 말고도 다른 바이러스가 우리를 괴롭힐 수 있고, 유행할 독감의 종류 예측을 실패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령 H5N1 백신을 맞아도 H7N9형 독감에는 걸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생활환경을 청결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독감 바이러스는 공기가 오염된 실내에서 활동성이 더 강하므로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시켜줘야 한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외출 후 손씻기와 양치질을 생활화하고 오염된 손으로 코나 눈을 비비는 것은 삼가야 한다.
가정에서는 집안공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빨래를 널어놓거나 가습기를 틀어놓으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지 않도록 자기 전에 수분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올해에는 우리 모두가 독감에 걸려 고생하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