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대학교 모델학과
전국에는 다양한 이색 전공들이 많습니다.
송곡대 애슐리 학과, 전남과학대학교 호텔조리 김치발효과, 동국대 생사문화학과 등 이미 온라인상에서
크게 이슈가 됐던 전공입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외국 사람들은 진짜 있는지
바로 모델과인데요, 이는 연예인을 양성하는 방송연예과나 연기를 가르치는 연기예술과와는 다릅니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뛰어난 예능 감각을 뽐내고 있는 탑모델 한혜진(동덕여대 대학원 모델과 석사),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2018년)’에서 멋진 몸매와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준 강승현(동덕여대 모델과 학사),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감각의 패셔니스타인 강소영(대경대 모델과 학사) 등이 모두 모델과 출신의 모델들이죠.
세계 모델 순위를 발표하는 모델스닷컴에 2016년 아시아인 중 1위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탑모델 최소라(동덕여대 모델과 학사)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tvN·2014년)’, ‘역도 요정 김복주(MBC ·2016년)’, ‘닥터스(SBS ·2016년)’ 등으로 연기자로 활약하는
이성경(동덕여대 모델과 학사)도 모델과를 나왔습니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국내 학과 정보 사이트 커리어넷 기준, 모델과는 국내 총 8개 대학(동덕여대·서경대·대경대·전남과대·백제예대·
국제대·대덕대·부산경상대)에 있습니다. 많은 서양인들이 모델과가 한국에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에서 프리랜서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는 라이언 윤(Ryan Yoon·윤용석·43). 그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뉴욕 모델
매니지먼트사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모델 중 모델과를 나온 이는 한국인 뿐”이라고 말합니다.
“대다수 외국인 모델의 경우 주로 10대 초반(약 14~16세)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과정도 마치지 않고
일한다”는 겁니다.
정말 모델과가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냐고 동덕여대 모델과 김동수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김 교수님은 한국인으로 해외에서 활동한 1세대 모델입니다.
약 30년간 패션산업에 종사하면서 패션문화를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10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죠. 그는 1999년 동덕여대 모델과를 개설한 이후 쭉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습니다.
그는 “한국에만 모델과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국내 모델과는 해외 대학 교과 과정을 따른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설립 초기 모델과 교수들이 뜻을 모아 교과 과정, 평가 개요 등을 직접 만들어낸 것입니다.
모델과가 모델’학’과가 아닌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전통적 의미의 학문과 달리 무용과, 연기과처럼 실용 학문이라는 겁니다.
그는 모델과 설립 의도를 묻자 “90년대 후반, 대중의 문화의식이 성숙해지면서 모델이 되는 과정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많았다”고 했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생긴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에 동덕여자대학 재단 측에서는 여성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 중 모델과가 필요하다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 최초 4년제 대학 학부과정에 모델과가 생겼습니다.
(1996년 설립한 국민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포츠모델학과는 1997년 IMF 여파로 폐과함)
김 교수는 또, “중국 대학 중에도 모델·항공승무원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동방려인(东方丽人)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모델·항공승무원 전공과정을 2006년 개설했습니다.
모델과 항공 승무원을 함께 양성한다는 점도 국내 모델과와는 다릅니다.
중국 교육자들은 국내 교육 과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설립 초반부터 한국에 방문해 자문을 구했습니다.
2019년 현재까지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패션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대학에 모델과가 있을까요?
김동수 교수는 이에 “아마 학원이나 기타 교육기관에서 모델 기술을 가르칠 수는 있어도 정부 공식 교육기관인 대학에
모델과 전공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해외에서는 모델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린 나이라
대학 정규 과정을 수료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서양인 특성상 체형과 얼굴이 급격하게 변화해 나이가 들면 모델이 아닌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설명입니다.
반면, 아시아인은 비교적 노화가 더디고 동안이 많아 대학에서 모델과를 전공한 뒤 해외에서 활동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말입니다.
한국 모델과 출신 모델들이 해외에서 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전문 교육 기관에서 오랜 연습을 통해 기초부터 배운 워킹 실력이나 바른 자세 등을 큰 장점으로 발휘하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특유의 학구열과 동안이라는 신체적 장점이 결합해 탄생한 ‘모델과’. 김동수 교수는 모델이라는 직업이 전공하거나
공부 같은 노력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모델과의 가장 큰 목표는 패션산업 교육자 양성”이라는 설명입니다.
패션 문화 산업을 잘 이해해 국내외 모델 ‘지도자’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이라는 뜻이죠.
이처럼 해외에서는 조금 생소한 모델과. 앞으로 한국의 우수한 모델들이 모델과의 장점과 의미를 전 세계에 알려나갈 계획입니다.
글 jobsN 김지아 인턴 jobarajob@naver.com